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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포차
새로운 만남의 장소로 각광 받고 있는
신논현역 주변에서
오랜만에 동기동창들과 모임이 있었다
평소에 자주 연락을 하고 지내지는 않았지만
가끔씩 학창시절이 그리워질 때가 있어서
친구들 안부도 물을겸 처음으로 모임을 주선하고
모임장소도 알아보고 했었는데
어디가 좋을까 고민하다가 발견한 곳이 문포차였다
언제나 변함이 없는 친구들은
무슨 안주를 먹을지 고민하길래
문포차는 고르곤졸라 피자가 괜찮다고 추천했더니
포차에서 고르곤졸라 피자는 생소하다면서
다행스럽게도 피자를 시켜주었다
고르곤졸라 피자와 단짝 친구인 꿀과
피자와 단짝 친구인 피클이 나왔다
일단 비쥬얼만큼은 여느 레스토랑의 피자에
뒤지지 않을 생김새라 친구들의 기대도 조금은 컸고
그에 따라 혹시라도 맛이 없으면 어쩌나하는 걱정도 컸다
그러나 그런 걱정도 잠시 피자를 한입씩 먹어본
친구들의 반응은 의외로 괜찮았다
피자에 후르츠칵테일 같은 것도 올라가 있어서
꿀을 찍어먹지 않아도 단맛이 난다는 것이었다
입맛 살아있네 이러면서 다른 메뉴도 추천해보라고 하길래
열심히 메뉴판을 뒤적거리다가
못 해도 본전인 해물누룽지탕을 시켰다
다른 술집과는 다르게 해물누룽지탕을
익혀먹을 수 있게끔 해서 나왔었다
일단은 푸짐한 해물들에 반응이 좀 괜찮았다
계속 데워먹을 수 있어서 좋다는 의견들이었다
한 국자를 크게 떠서 한 때 마음에 두고 있던 아이에게
담아주려다가 지켜보는 눈이 조금 돼서
국자로 그냥 휘휘 져었다가 도로 내려놨다
그랬다가 다시 국자를 들고 내 접시에
한국자 크게 떠서 다시 담았다
해물누룽지탕 특유의 찰진 국물에
건더기들의 윤기가 좔좔 한게 맛있게도 생겼었다
홍합에 누룽지를 같이 떠서 먹었었는데
누룽지가 꽤나 고소해서 홍합이랑 잘 어울렸던 것 같다
누룽지는 홍합 뿐만 아니라
누룽지탕에 들어있던 대부분의 해산물들이랑
같이 먹어도 맛이 좋았다
문포차에서는 좀 특이하게 알새우칩에
스프가 기본으로 나왔었는데
새우깡만 보다가 동그란 알새우칩을 보니
조금은 반가웠던 것도 같다
스프에 찍어먹는 과자 맛도 나름 괜찮았다
호기심에 찍어먹다가 생각보다 맛이 좋아
계속 찍어먹었더니 애들도 따라서 찍어먹고는
이외로 괜찮다는 반응들이었다
사회생활에 적응해가느라 힘들어도
하소연할데가 마땅치가 않아서
혼자서 끙끙 앓아오다가
학창시절을 같이 보낸 친구들을 만나
술 한잔 하면서 푸념을 늘어놓으니
마음이 조금은 홀가분해진 기분이였다
얼추 막차 시간이 거의 다 되어서야
문차에서 나올 수 있었는데
덕분에 괜찮은 술집 알았다면서
앞으로도 종종 시간 맞춰보자면서
아쉬움을 남겨두고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사회생활에 바쁘게 적응하느라 나조차 나를 잊고 있어도
친구들과 함께 할 때면
예전의 나는 친구들 곁에 머물러 있었다는 것이
새삼 고맙게 느껴졌던 날이었다
문포차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183 지하1층
02-544-5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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